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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B, tHeaTEr/B관

The play 3 : 영웅


기대 이상 이었다.

기회가 되면 한 번 보고 싶다.. 정도의 생각만 가지고 있었던 "영웅"
그래서일까?? 공연은 내가 기대한 것 보다 좋았다.

공연 관람을 결정하고, 예매 사이트를 통해 두 주연이 노래한 메인 음악을 들었었다. 음악으로 먼저 접한 두 안중근은 류정한은 파월풀한 대신 애절함이 덜 한 듯 하였고, 정성화는 애절하지만 뭔가 힘이 부족하다고 느꼈었다. 그리고 실제로 본 정성화의 무대는.. 그 때의 내 생각은 잘못 되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애절하면서도 파워넘치는 노래는 안중근 의사가 그 당시 느꼈을 감정을 표현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으며 동시에 류정한이 연기하는 안중근 의사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또한 정성화 뿐만아니라 멋진 배우들 덕분에 극의 진행에 있어 어떠한 방해도 없이 몰입하여 볼 수 있었다.  김선영이 첫 등장에서 명성화후를 그리며 부르는 넘버는 마치 이야기 하는 듯 들려와 극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었으며 (다만, 감기기운 탓인지.. 초반 '~ 까↗?'의 대사는 노래로 받은 감동을 약간 깎아버리긴 했다.), 배우들의 땀이 느껴지는 군무는 훌륭했다. 

내가 영웅을 기대 이상이라고 느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무대였다!! 빠르고 자연스런 무대전환과 영상은 무대라는 공간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보여주는 듯 했다. 움직이는 영상은 역동적인 군무의 효과를 극대화 시켜주었고, 무대미술은 하나의 공간임을 알지만 각기 다른 공간에 와있는 듯 한 느낌을 들게 해주었다. (무대뿐만이 아닌 의상까지도 전반적으로 공들인 티가 팍팍 났다.) 공연을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무대 장치 중에 하나는 열차 씬. 잠깐의 암전으로 오픈된 객차에서 달리는 열차를 밖에서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장면 전환은.. 눈이 번쩍!! 거렸다.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던 공연이었지만.. 그래서 일까?? 극전개에 있어 스토리가 주는 아쉬움이 크게 다가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스토리를 2시간 40분(인터미션 20분 포함) 동안 풀어낸다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닐것이다. 그것도 흥미롭게 말이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해서였는지.. 공연의 최고치에 도달하는 순간이 (개인적으로 그 순간이 이토히로부미가 살해되는 장면이 아닌가 한다.) 너무 스치듯 빠르게 지나간 듯하여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이는 최근에 본 스프링어웨이크닝에서도 비슷하게 느껴졌었던 아쉬움이다. 조금 다른 것은 스프링어웨이크닝은 공연의 절정의 달하는 순간이 너무 빨리 터져버린듯 하여, 그 후의 극 전개가 지루함을 주었었다.

그럼에도 영웅은 다양한 흥행 코드를 가지고 있는 뮤지컬이 아니었나 싶다. 먼저 역사적으로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무대로 옮겨 놓았다는 점, 그로인해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화려한 군무와 볼거리를 제공한 다는 점, 공연계의 취약점이 남성들도 공감하며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 등 등 

공연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와 같은 창작 뮤지컬이 많이 발표되어 역으로 우리 뮤지컬을 브로드웨이에서 라이센스 공연으로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