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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B, tHeaTEr/B관

The play 2 : 레인맨


"돈이 있을 땐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을 땐 돈이 없다." 라며 공연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많은 공연을 보지 못했는데, 요새는 부쩍 시간만 있었을 뿐인데 공연 볼 일이 많이 생기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보게 된 공연들이 우연찮게도 한화와 연관이 있는 공연들이었다. 저번에 갔던 교향악축제는.. 한화가 전하는 "희망의 봄 20년" 이였고, 이번에 본 공연 "레인맨"은 한화 메세나 콘서트로 초대받아서였다. 그리고 이날 프렌토라는 기분 좋은 친구들과 함께했다.

처음 찰리가 등장하고, 그 후 레이몬드가 등장하면서 내 머릿 속에 떠오르는 영화가 한 편 있었다. 1993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오브라더스". 몇 몇 설정이 다르기는 했지만 아버지의 죽음 후 처음 만나게 된 형제, 이 둘이 함께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주는 사이가 된다는 것, 그리고 아버지에게 가지고 있던 오해와 미움이 형(동생)으로 하여금 풀리게 된다는 것.. 등 많은 점이 닮아있어 연극을 보며 영화 오브라더스가 많이 떠올랐던 거 같다. 

그러나 집에와서 찾아보니 연극 "레인맨"의 원작은 따로 있었다. 1988년 발표되었던 영화 "레인맨" 이 그것이다.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아카데미 4개 부분과 베를린 영화제 금공상을 수상하였을 정도로 명작으로 기억되는 영화라고 하는데, 모르고 있었다니(어쩐지 제목이 낯설지 않았어..;;).. 꼭 찾아봐야겠다. 

2시간이 조금 못 되는 공연 시간은 지루할 새 없이 지나갔고, 긴 대사를 막힘없이 소화해 내는 임원희씨는 역시 임원희!!라는 감탄사가 나오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며, 이종혁씨는 멋있었다. 그리고 작은 공간에서 회전하는 무대는 극의 묘미를 살리기에 충분했으며, 각각의 공간을 유지한채 서로 함께하는 그들의 모습과도 닮아있는 듯 했다.

그리고 연극을 본 사람이라면 맞다!! 하고 떠올릴 "20"

20 이란 숫자가 이렇게 유쾌한 순간을 만들어 낼 수 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잊지못할 20번이자, 지금까지 본 공연들 중 최고의 관객 반응을 이끌어낸 순간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극은 무엇보다 각기 다른 이유로 혼자있는 것이 익숙하던 두 사람이 만나 함께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모습과 그 속에서 보여준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있어 좋았다. 더불어 함께하는 것 만큼이나 혼자하는 것이 많이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는 요즘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준 공연이었다.

( 배우 임원희씨께 사인을.. 후훗!! / 무대 위에서 단체 사진 / 프렌토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내가 좋아하는 난실언니 )   


참고로 이번 연극 "레인맨"은 우리나에서는 초연이기는 하나 이미 영국과 일본에서는 연극으로 올려져 검증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연극이 영화로 옮겨진 경우는 많이 보았는데, 영화가 연극으로 만들어 졌다고 하니 또 다른 느낌인것 같다. (근데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것을 뮤비컬이라고 하는데, 연극으로 만든 것은 뮤비극이라고 해야하나?)